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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덤프트럭 ‘중대한 조향 하자’ 인정 판결···“결함 책임 분쟁서 중요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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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6-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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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한 기자  입력 2025.11.17 15:43  |  수정 2025.11.17 16:17

 

  14회 부품교체에도 반복된 조향 이상 확인···정상 운행 어렵다 판단
  법원 “외부적 요인 아니라 출고 당시부터 내제된 증상” 지적
  매매계약 해제·대금 전액 반환 명령···‘영업손실’ 손해배상은 불인정


원고 이씨가 구매한 볼보사의 2022년형 FH540 트라이뎀 25.5톤 모델 덤프트럭. / 사진=이씨 측 제공

원고 이씨가 구매한 볼보사의 2022년형 FH540 트라이뎀 25.5톤 모델 덤프트럭. / 사진=이씨 측 제공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볼보 덤프트럭 FH540 모델에서 발생한 반복적 조향계 이상을 ‘중대한 하자’로 보아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매매대금 전액을 돌려주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원이 대형 상용차에서 나타난 조향 불안정을 계약해제 사유로 명확히 인정한 사례로, 향후 제품 결함 책임 분쟁에서 참고 기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방법원 민사12단독 문춘언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볼보사의 2022년형 FH540 트라이뎀 25.5톤 덤프트럭 차주 이아무개씨가 볼보트럭코리아를 상대로 낸 매매대금반환 및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인도 직후부터 이어진 이상…“우드득·뚝뚝” 충격음과 조향 불안정

건설업을 하는 이씨는 2022년 3월 2억5930만원을 주고 덤프트럭을 구매했다. 첫 인도 차량이 외관 불량으로 교환됐고, 교환 차량에서도 운행 약 1주일 만에 문제가 나타났다.

골재를 적재한 상태에서 신호 대기 후 좌회전을 할 때 “우드득, 뚝뚝” 하는 소리와 함께 충격과 진동이 발생했고, 대시보드에는 ‘뒤쪽 스티어링 오작동’ 경고등이 켜졌다. 이씨는 “차가 지속적으로 우측으로 밀려 운전자가 이를 왼쪽으로 당겨 잡아줘야 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2022년 4월21일부터 10월12일까지 총 14회 볼보코리아 직영 정비소를 방문했다. 조향 보정, 얼라인먼트 조정, 부품 교체 등 여러 조치를 받았지만 이상 증상은 재현됐다. 일부 정비 이후에는 경고등이 다시 점등되거나 고속 직진 시 편쏠림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거래처 납품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거래처 두 곳으로부터 납품 지연을 이유로 거래 중단 통보를 받았다. 이씨는 볼보 직원의 안내로 사설 정비업체에서도 7차례 추가 점검을 받았지만 해결되지 않아 2022년 11월부터 차량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 감정서도 “고속 주행 시 지속적 우측 쏠림” 확인···좌·우 보정해야 직진 가능

법원의 명령으로 진행된 감정 절차에서 조향계 이상이 객관적으로 재현됐다. 감정 결과 ▲적재 상태에서 60km/h 이상 고속 주행 시 지속적 우측 쏠림 발생 ▲운전자가 좌측으로 5~10도 핸들을 보정해야 직진 가능 ▲공차·적재 공통으로 고속 주행 시 조향 안정성 저하 ▲직·간접 조향축의 얼라인먼트 측정값이 규정 범위를 벗어난 상태(좌측 조우회전: +8.1도, 우측 조우회전: –2.0도) ▲평가자 주행시험에서도 운전 의사와 달리 우측으로 쏠림 등이 확인됐다.

감정인은 종합 의견에서 “고속 주행에서 정상적인 조향을 유지하기 어렵고, 장거리 운행 시 피로도 증가와 집중도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정상 운행이 어렵다는 취지로 결론을 냈다.

재판부도 이를 바탕으로 이씨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트럭 인수 시기와 점검, 정비 및 운행 중단 일자, 감정절차 진행 경과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트럭에서 발생한 증상들은 외부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기보다는 출고 당시부터 내재되어 있다가 원고가 영업을 위해 사용·수익하는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차량을 인수한 직후부터 동일한 조향 이상을 호소했고, 14회 직영센터 정비 이후에도 동일한 현상이 반복됐으며 사설 정비업체에서도 부품 교체·조정이 이뤄졌음에도 문제가 지속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씨가 단순한 주관적 평가나 불만으로 소송을 제기했는지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건설운송업에 종사하는 원고는 트럭의 안정성이나 수익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 매매계약을 체결했을 것인데, 신차를 인도받은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주행 중 운전자의 의지와 다르게 차량이 쏠리는 현상이 발생돼 핸들을 보정해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로 인해 장거리 운행 등에서 많은 피로도와 집중도가 필요하고 조향 정밀도 및 사고위험도를 증가시킬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며 “따라서 이 사건 트럭은 운송수단으로서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정성 또는 성상을 갖추지 못했고 그로 인해 원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조향하자로 운행을 하지 못해 입거나 향후 입을 수익상실에 대한’ 하자담보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트럭 하자로 2억4000만원 상당의 ‘영업손실’ 손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조향 이상을 외부 요인이 아닌 차량 자체 문제로 명확히 규정했다는 점에서 향후 제조사·정비센터의 책임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원고 측 하종선 변호사는 시사저널e와의 통화에서 “14회 직영 및 지정 정비에도 해결되지 않은 조향 이상을 법원이 명확한 ‘중대한 하자’로 인정한 판결은 최근 10년간 보지 못했던 매우 드문 사례”라며 “조향계 핵심 장치를 대거 교체했음에도 동일 증상이 반복된 점을 법원이 구조적 문제로 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상용차는 운행 안정성이 곧 영업력과 직결되는 만큼, 이번 판결은 결함에 대한 책임 분쟁에서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씨가 볼보트럭코리아 청원사업소 또는 동탄트럭센터에서 총 14차례 받은 정비 내역 표 . / 사진=판결문 갈무리


이씨가 볼보트럭코리아 청원사업소 또는 동탄트럭센터에서 총 14차례 받은 정비 내역 표 . / 사진=판결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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